작년인가 제작년 쯤 엄청 이슈가 되고 베스트 셀러가 된 '82년생 김지영'책을 이제서야 읽어봤다. 영풍문고에 우연히 들려 1시간안에 봤다. 책이 어렵지 않고, 문장도 거의 객관적 통계 기반한 것이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읽기 편했다. 10월에 이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개봉한다고 해서 책 내용이 궁금해져 읽어보았다.
정유미와 공유가 주역을 맡았다. 이 영화가 개봉하면서 페미니즘과 관련해서 이슈가 되는 듯 하다. 82년에 태어나 남아 선호 사상 짙은 가정에서 자랐으며, 취업 후 육ㅇ와 유리천장에 부딪히고, 육아로 인한 퇴사로 '맘충'이라는 소리를 듣고 정신이 피폐해져 가는 여성의 삶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많은 이들이 말하는 것 처럼 과장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런 삶을 경험한 여자가 어딘가에 있을꺼라고는 확신한다.
어쩌면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주변에서 직장 동료들이 이 회사는 소위 여자가 다니기 좋은 회사다라고 할 때 마다 여자가 다니기 좋은 회사라는건 누가 정한걸까라는 반문이 든다. 출퇴근이 비교적 칼같이 지켜져서? 사내 어린이집이 있어서? 여자가 다니기 좋은 회사라는 말도 어쩌면 육아는 회사를 다녀도 여자가 대부분 책임지고 해야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같다.
책을 읽을 때, 김지영씨의 이야기가 끝나고 정신적을 힘든 김지영씨가 정신과 의사를 만나 상담을 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지영씨의 상담이 끝나고 의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역시 육아에는 소홀했던, 전형적인 한국 아버지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를 보조하던 간호사가 어렵게 얻은 아이로 인해 퇴사하려고 하자 '어쩌면 나중에 애 키운다고 할 때 그만둔다고 하거나 일에 지장만 줄텐데 미리 그만둔다고 하는게 낫지'라고 생각하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같이 일하자는 의미 없는 말을 한다.
이 부분에서, 김지영씨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의사 역시 크게 다를 것 없는 어저면 가해자의 입장이었으며, 결국은 이러한 사회적 단상을 개선할 수 없는걸까 하는 슬픈 생각도 든다.
끝으로, 나는 개인적으로 82년생 김지영 말고도 남자의 목소리도 낼 수 있는 80년생 박지훈! 같은 것도 나오면 좋겠다....ㅋㅋ 싸우지 말고 서로의 목소리를 내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공강하고 이해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영화 개봉일은 아직 미정으로, 10월 내 개봉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