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책과 공연표를 구입하는 데 쓴 돈은 올해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제도`가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면서 새롭게 들어간 조항이다. 연간 총급여가 7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는 도서·공연비에 대해 연간 최대 10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공제율은 30%다. 그동안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공제한도가 300만원이었는데, 도서·공연비에 대해 추가로 100만원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매일경제가 지난 5일부터 이틀간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시행 한 주를 맞아 현장점검을 해봤다. 법안 시행 전 불과 6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친 터라, 제도 시행을 모르는 독자들이 상당수였고 여기저기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 서울 시내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이지원 씨(36·가명)는 지난 5일 서점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달부터 도서와 공연표 구입비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이씨는 평소 즐겨 읽던 경제 분야 잡지 한 부와 단행본 한 권을 구입했는데, 점원이 결제를 두 번에 나눠서 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씨가 이유를 묻자 점원은 "잡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소득공제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나눠서 결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앞으로 책과 잡지를 살 때 매번 이렇게 번거롭게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 서울 사당동에서 북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요즘 걱정이 하나 생겼다. 책을 팔면서 커피를 함께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 1일부터 도서 구입 고객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줘야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다. 김씨는 이를 담당하는 한국문화정보원에 문의했는데, 대답은 커피 결제용 카드 단말기 외에 도서용 카드 단말기를 추가로 구입해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카드 단말기 하나 가격이 15만원으로 작은 서점 입장에서는 부담이 작지 않다. 벌써 소득공제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나타나면서 추가로 도서용 카드 단말기를 장만하지 않으면 매출에 타격을 받을 것 같아 고민이다. 김씨는 "소형 동네서점들은 카페와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별도의 카드 단말기를 마련해야 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다른 곳들도 소득공제를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도서·공연비에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문화 생활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독서 인구가 급감하면서 그동안 출판업계가 줄기차게 요청하던 사안이어서 일단 환영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취지는 좋지만 법안 시행까지 준비 기간을 충분히 거치지 않으면서 현장에서 서점과 고객 사이에 혼선이 벌어지고 있어 보완이 시급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카페형 서점이 늘었는데 이곳에서는 커피와 도서를 함께 판다. 대부분 작은 서점인데 그동안 커피와 도서를 카드 단말기 하나로 결제할 수 있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도서에 한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면서 커피용 카드 단말기와 도서용 카드 단말기를 따로 설치해야 하는지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김씨가 운영하는 서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출판계 관계자는 "다양한 서점 형태를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으로 아직 대책도 내놓지 않아 문제가 있다"면서 "작은 서점이 카드 단말기 처리 비용 때문에 도서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지 못하면 결국 대형서점으로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책과 커피, 혹은 책과 문구 등 다른 항목 상품들을 같이 판매하는 소형 점포들은 상품 항목별로 나눠 결제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많다. 특히 문구점은 문제집과 문구류를 함께 판매할 경우 학생들이 불편을 겪을 가능성 또한 제기된다.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소형 서점이 불리한 상황에 몰린 것을 감안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장 소득공제 제공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아도 도서나 공연티켓만 파는 단일사업자는 구매 기록만 남아 있으면 사후 소급 적용이 가능하지만 북카페 같은 경우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지 않은 소형 서점들이 아직 소득공제 적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매출 기준으로 공연티켓 판매사 중 80~90%, 도서 판매사 중 70~80%가 소득공제 제공 사업자(가맹점) 등록을 마쳤다.
또한 서점에서는 도서뿐만 아니라 잡지와 신문도 함께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서에만 혜택을 주다 보니 단말기 안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도서와 소득공제 혜택을 주지 않는 잡지, 신문을 따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이로 인해 결제를 두 번 해야 하면서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결제 수단이 생긴 것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페이코, 원페이, 신세계 쓱페이, 엘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는 신용카드를 쓸 때와 같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페이는 결제 시스템을 보완해야 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네이버페이는 기술적 조치가 완료된 뒤 이달 안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요즘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 소액결제 또한 도서 및 공연표 구입비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지 않고 있어 보완이 요구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휴대폰 결제는 이동통신사가 도서·공연비를 구분해 국세청에 전송해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라고 말했다.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혜택이 기대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도서·공연비 지출에 적용하는 공제율은 30%다.
만약 연간 총급여가 4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신용카드 사용액이 1000만원 이상(총급여의 25%)일 경우 일단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도서·공연비 지출이 200만원일 때 30%에 해당하는 6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에 따른 세금 감면액은 연간 9만원 정도다. 연간 총급여가 7000만원인 근로소득자의 경우에도, 도서와 공연으로 연간 333만원을 써야 세금 24만원 감면 혜택을 받는 수준이어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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